대기업의 전·현직 CEO 31명이 모여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면모를 보여 주겠다며 (사)CEO지식나눔을 출범시켰다.
사람은 은퇴해도 그들이 지닌 노하우 만큼은 `은퇴`되어서는 안된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CEO 멘토링과 대학강연을 통해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많은 직장인들이 입사 당시부터 도영하고 염원하는 위치가 기업 경영의 최고 정점에 올라 있는 CEO다.
CEO는 자신의 철학에 따라 직원들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최종 결제권자인 동시에 새로운 비지니스를 창출하고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정하며 이를 달성하는 전 과정의 지휘자라고 할 수 있다. 때로 영광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화려함과 혹독한 비판, 처절한 신난의 맛을 홀로 곱앂어야 하는 이 자리는 그래서 아무나 오를 엄두를 내지 못한다.
CEO에 이르는 과정 자체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만큼 좁아 그리 `순탄한 에스켈레이터`가 아니며, 오랜 여정 끝에 당도해도 콧노래 들리는 `꽃길`이 아니다. 더구나 CEO의 하루 일과는 일반인들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숨가쁘게 돌아가 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는 삶의 연속이다.
돌려주마, CEO의 지식을 받아라.
이퍼럼 험난한 과정을 겪으며 스타 CEO의 반열에 오른 이들은 대개의 경우 경영학 아티스트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살아 있는 지식창고이다.
그런 그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사회에 되돌려주겠다며 기치를 높이 내 걸었다. 주로 대기업의 전·현직 CEO 31명이 모여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며 출발한 사단법인 CEO지식나눔이 그 것이다.
CEO 31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CEO지식나눔(공동대표 조영철, 김종욱, 노기호, 박종식, 이방주)은 지난 9월 6일 오후5시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창립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전/현직 대기업 CEO들이 자발적으로 경영 노하우를 나누는 법인을 설립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사)CEO지식나눔의 회원들은 조영철 대표 외에도 민경조 전 코오롱그룹 부회장, 김종훈 한미파슨스 회장, 이방주 JR자산관리 회장, 강정호 전 한국선물거래소 이사장, 김병일 김앤장 상임고문, 이상현 전 삼성전자 사장, 김종욱 전 우리투자증권 회장, 노기호 전 LG화학 사장, 박종식 전 삼성지구환경연구소장 등 이름만으로도 우리 기업사를 장식할 수 있을 정도로 쟁쟁한 전현직 CEO들이 그 면면이다.
이들은 주로 멘토링과 강연을 통해 생생한 경영현장의 산지식과 인생경륜, 조직을 운영하며 얻은 리더십의 요체, 세계를 품는 자신감 등 젊은이들에게 전수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이 경영현장의 최일선에서 몸소 겪은 경험담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사회적 자산이다.
"지난 10월무터 은퇴한 CEO들이 모여 뜻있는 일을 한번 해보자고 중지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매주 월요일 모여 친목을 다지고 보람있는 일들을 같이 해보자고 의논하다가 아예 단체를 발족시키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오랫동안 얼굴을 익히고 친분을 다져왔기에 모두 흔쾌히 동의하고 구체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이죠."
(사)CEO지식나눔의 조영철 공동대표는 이 단체의 활동계획에 대해서 "진정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며 "우리가 찾은 길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목표를 심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인은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설립 취지에 따라 창립회원들의 출연금으로 설립기금을 조성했다. 향후 재원은 일반회원의 연회비로 충당된다. 강의, 컨설팅 등애서 얻어지는 수입은 운영비 일부를 제외하고 전액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방주 JR자산관리 회장을 비롯한 회원6명은 이미 올9월 학기부터 한국장학재단의 대학생50여명과 매월 정기적인 멘토링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이날 한양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강의와 연구 활동, 멘토링에 관해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23일에는 서울사이버대학교와도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멘토링을 통한 미래의 CEO 양성
(사)CEO지식나눔의 구성원들은 한결같이 우리 젊은이들을 미래의 지도자로 만들어 가자는 데 동의했다. 한국인들의 우수한 자질로 볼 때 자신들이 지식과 경험을 나누어 받는다면 어느분야든지 지도자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우리 한국인들이 머리좋고 감성이 뛰어나다는 것은 세게적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나 학자들, 그리고 세계가 비좁다고 열성적으로 움직이는 기업가들이 그 증거 아닙니까?"
조영철 대표는 이러한 잠재역량을 썩히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발해 우리나라가 세계국가로 우둑 서는 데 일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왕 사회공헌 활동에 나섰으니 우리 젊은이들을 크게 만들어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싶습니다. 이 중에서 우리의 DNA를 이어받은 훌륭한 CEO가 나온다면 그야말로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요?"
조 대표는 앞으로 문호를 개방해 자신들의 활동을 더욱 크게 확대해 나갈 예정이지만 아무나 마구잡이로 받아들여 세를 불리 생각은 없다고 못박는다.
"사회공헌에 관심있는 전·현직 CEO들이야 기본 자격은 되겠지만 앞으로는 우리 단체의 윤리강령에 공감하고 이에 동의하는 분들 위주로 엄선해서 추가 회원을 받을 생각입니다."
인터뷰 도중 조영철 대표에게 건네받은 (사)CEO지식나눔의 윤리강령에는 `옳고 명예로운 일에 전념할 것을 약속한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미래지향적 사고, 건설적인 태도를 지향한다` `법적,도적적,윤리적 규법을 준수함과 동시에 모범적 시민의 역할을 다한다` `지식나눔을 통하여 경제적 이권의 청탁을 받거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지 아니하며 정치적,지역적,종교적 편향성을 추구하거나 주장하지 않는다`등의 기본 책무와 국가와 사회, 나눔과 봉사, 겸손과 배려 등 세부적인 실천 요강까지 나와 있다.
이미 참여한 회원들은 윤리강령 자체가 필요없는 명사들이지만, 향후 단체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을 고려하면 전혀 필요없는 형식적 수사만은 아니다.
"지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 비전을 심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원들은 모두 젊은이 막연하게 동경하는 결실의 땅을 이미 밟아 본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가 보지 않은 사람들이 전하는 것보다 훨씬 생생하고 체계적인 지도를 그려 줄 수 있다고 생가합니다. 우리 회원들의 강의와 멘토링에도 역시 소중한 체험이 듬뿍 담겨 있어 듣는 이들에게 많은 공감을 형성할 것 입니다."
조 대표는 이러한 회원들의 활동이 CEO의 영역을 넘어 더욱 많은 분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식의 습득은 다양한 경로로 가능하지만, 경험담이나 시행착오의 교훈은 직접 전해주지 않으면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많은 전문가 집단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사회봉사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기부나 봉사활동이 아니라 이들만이 가능한 방법으로 지식 기부를 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 많은 전문가 집단을 양성할 수 있는 셈이지요."
조 대표는 (사)CEO지식나눔이 더 많은 반향을 이끌어 내어 다른 분야의 더 많은 멘토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스스로 `전범`의 역할을 자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직에 있을 때나 은퇴 후에나 사회의 리더로 복무하는 것은 이처럼 늘 고민과 책임감을 동반한다.
"지금은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회원 규모에 맞춰 활동을 전개할 나갈 계획입니다. 무리하게 외형적 규모를 늘리면 허명을 좇는다는 이미지만 줄 수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미 정점에 올라 온갖 화려함을 다 맛본 사람들 입니다. 인생의 마지막 열정을 태우기 위해 사회봉사를 결심했을 뿐, 물질이나 명예욕 같은 것은 이미 오래 전에 털어버렸습니다."
소탈한 풍모에 사람 좋은 웃음을 머금은 조영철 대표는 아직까지 은퇴한 CEO로 보기에 지나친 동안이지만 탈속한 경지에 올라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의 멘토링을 받은 젊은이들이 부러워지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