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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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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인공지능 전쟁의 시작: 이란 분쟁이 보여준 현대전의 새로운 패러다임 - AI크리에이터학과 김환 교수
등록일 2026.04.14 조회수 100

 

 

 


 

AI크리에이터학과 김환 교수

 



 

지난 2 28,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작전 ‘에픽 퓨리(Epic Fury)’가 개시됐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전역에 정밀 타격이 가해졌고,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포함한 수뇌부가 제거됐다. 2025 6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기습 공습으로 촉발된 이 분쟁은 미국의 본격 참전으로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전쟁 자체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새로운 것은 전쟁의 방식이다. 이번 분쟁은 인공지능(AI)이 보조 도구가 아닌 작전의 핵심 엔진으로 기능한 최초의 전장으로 기록되고 있다. 여기서 드러난 현상들은 단순한 군사 기술의 진보를 넘어 전쟁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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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생산성, 그리고 ‘아이언맨 슈트’의 등장

이번 전쟁의 핵심 인프라로 작동한 것은 미 국방부의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이다. 2017년 드론 감시 영상 분석을 위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8년간의 진화를 거쳐 전혀 다른 체계로 변모했다. 위성 영상, 드론 비디오, 레이더, 적외선 센서, 통신 정보 등 150개 이상의 정보원에서 유입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분석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이다. 메이븐의 '스마트 시스템'은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을 활용해 잠재적 표적을 자동 식별하고, 최적의 무기체계와 탄약을 추천하며, 타격 우선순위를 산정한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1991년 걸프전 당시 1000개의 표적을 처리하려면 약 2000명의 분석관이 투입된 대규모 표적 처리 센터가 필요했다. 이란 작전에서는 약 20명의 운용자가 동일한 규모의 표적을 처리했으며, 24시간 동안 1000개의 타격 추천이 생성됐다. 생산성으로 환산하면 약 50배의 증가다. 인간 분석관이 수개월에 걸쳐 수행하던 작업을 알고리즘이 수 시간 만에 완료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전쟁 수행 방식의 양적 개선이 아닌 질적 전환에 해당한다.

이 변화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 방위군은 ‘라벤더(Lavender)’라는 AI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운용해 약 37000명의 팔레스타인 남성을 하마스 또는 이슬람 지하드 연계 혐의자로 자동 분류했다. 기존에는 소수의 고위 지휘관만 표적 목록에 포함됐으나, AI의 도입으로 하위 조직원까지 대량 식별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란 전쟁은 이 기술이 국가 간 전면전에 적용된 첫 사례에 해당한다.

현대전의 세 기둥: 정보 분석, 표적 선정,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AI
전쟁은 세 가지 핵심 기능의 연동 위에 구축된다. 첫째는 정보 분석이다. AI는 수테라바이트 규모의 감시 데이터에서 적의 ‘생활 패턴(Patterns of Life)’을 추출한다. 특정 인물의 이동 경로, 통신 습관, 일상 행동 패턴을 학습해 군사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둘째는 표적 선정이다. 분석된 정보를 기반으로 방대한 ‘표적 은행(Target Bank)’을 구축하고, 타격 적합성이 가장 높은 시설이나 인물을 알고리즘이 추천한다. 셋째는 워게임 시나리오 생성이다. 특정 표적 타격 이후 적의 예상 반응을 AI가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작전 순서를 도출한다.

이 세 기능이 실시간으로 순환하면서 ‘센서에서 사수까지(Sensor-to-Shooter)’의 킬체인을 극한까지 압축한다. 과거 수일이 소요되던 표적 확인-승인-타격의 과정이 수 분 단위로 단축된 것이다. 현장 요원의 인적 정보(HUMINT) AI 감시망의 기술 정보(SIGINT/IMINT)가 하나의 작전 체계로 융합되면서, 인간의 직관과 기계의 처리 속도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살상 체계가 완성됐다.

데이터의 오류, 생명의 대가

AI
전쟁의 효율성 이면에는 치명적인 취약점이 존재한다. AI의 판단은 입력된 데이터의 품질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에서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데이터베이스에는 과거에 군사 기지로 분류됐으나 이미 용도가 변경된 시설 정보가 갱신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AI는 이 낡은 데이터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해당 시설을 타격 표적으로 추천했다. 초고속 필터링 과정에서 오류가 걸러지지 않았고, 그 결과 이란 미납(Minab)의 여학교가 폭격당해 최소 17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희생자 대다수가 어린이였다.

이 사건은 고립된 사례가 아니다. 가자 전쟁에서 라벤더 시스템은 약 10%의 오류율을 내포하고 있었으나, 이스라엘군은 이를 감수하고 시스템을 전면 운용했다. 하위 조직원 1명을 제거하기 위해 15명에서 20명의 민간인 부수 피해가 허용됐으며, 고위 지휘관의 경우 100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이 승인된 사례도 보고됐다. AI가 추천한 표적에 대한 인간 승인 시간은 평균 20초에 불과했다는 증언도 있다. 대상이 남성인지만 확인한 뒤 타격을 승인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AI 전쟁의 역설’을 보여준다.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기술이 오히려 대량 살상의 도구로 전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AI의 처리 속도가 인간의 심사숙고를 대체하는 순간, 기술적 정밀성은 윤리적 무감각과 결합된다.



책임의 블랙박스: 누구도 답하지 않는 구조

잘못된 표적이 타격됐을 때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일은 AI 전쟁에서 구조적으로 난해해진다. 이른바 ‘책임의 공백(Responsibility Gap)’ 문제다.

AI
개발자는 딥러닝 모델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이 블랙박스이므로 알고리즘이 어떤 근거로 해당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야전 사령관은 기술적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AI의 추천을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AI의 불투명성이 관련자 모두에게 편리한 방패를 제공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국제인도법은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 또는 무모한 공격이 처벌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AI 표적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은 법적 입증을 극도로 어렵게 만든다.

이 문제는 이미 국제사회의 쟁점으로 부상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AI를 활용한 군사 작전이 민간인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책임 소재를 흐리게 한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상원에서는 AI 가드레일법(AI Guardrails Act)이 발의돼, 인간 승인 없이 자율무기로 살상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AI를 국내 대량 감시에 활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법적·윤리적 체계의 정비가 현저히 뒤처져 있다는 방증이다.

6500
억 달러의 물리적 괴물

AI
전쟁에는 또 하나의 근본적 제약이 존재한다. 물리적 한계다. AI를 구동하는 데이터 센터는 천문학적 비용과 에너지를 요구한다. 현재까지 글로벌 데이터 센터 구축에 투입된 비용은 약 650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는 영국의 연간 국방 예산이나 196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의 총비용을 상회하는 규모다.

에너지 소비량도 심각한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건설 중인 단일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로스앤젤레스 시 전체의 전력 소비량에 필적한다. 전력망의 과부하와 물리적 공간 부족은 AI의 발전 속도 자체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란은 이 물리적 취약점을 정확히 인식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 미국의 AI 빅테크 기업 18개를 보복 대상으로 공식 지목했다.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에 소재한 데이터 센터를 실제로 타격하기도 했다. 과거의 전쟁이 군사 시설과 병력을 표적으로 삼았다면, AI 전쟁에서는 데이터 센터와 기술 기업의 인프라가 전략적 표적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민간 인프라와 군사 인프라의 경계가 소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딥페이크와 밈: 진실이 사라진 전장

AI
전쟁의 세 번째 전선은 정보 공간이다. 물리적 전투와 병행해 대규모 심리전이 전개되고 있으며, 그 핵심 도구가 딥페이크와 밈이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 영상을 조작해 시위의 규모를 축소하려 했고, 이러한 조작 영상이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반대편에서는 실제 공습 영상에 만화 캐릭터나 액션 영화 클립을 합성해 폭력을 오락화하는 공식적인 '밈 전쟁'이 벌어졌다. AI로 완전히 생성된 가짜 전투 영상들도 대량 유통됐다. 미 해군 함정이 피격되는 영상, 이스라엘 공항이 폭격당하는 영상 등이 소셜 미디어에서 확산됐으나 모두 딥페이크였다.

이러한 정보 조작의 결과는 단순한 혼란을 넘어선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붕괴되면서, 적국뿐 아니라 자국 내부에서도 편집증이 증폭된다. 이란 내무반은 끊임없이 내부 첩자를 색출했고, 외부와 접촉하는 인물은 반역자로 의심받아 처형 위협에 노출됐다. 역설적으로 AI가 가져온 압도적 정보 우위가 평화 협상을 위한 '백채널(Back-channel)'마저 파괴해 전쟁을 장기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세 가지 경계의 붕괴, 그리고 남은 질문

이번 전쟁은 세 가지 근본적 경계의 붕괴를 가시화했다. 첫째, 인간과 기계의 경계다. 직관과 알고리즘이 하나의 살상 체계로 융합됐으며, 인간의 판단은 형식적 승인 절차로 축소됐다. 둘째, 디지털과 물리의 경계다. 가상의 AI 모델이 현실의 전력망을 고갈시키고, 데이터 센터가 군사 표적이 되며, 기술 기업이 교전 당사자로 지목된다. 셋째, 진실과 허구의 경계다. 딥페이크와 밈이 전장의 실상을 왜곡하고, 어떤 정보도 액면 그대로 신뢰할 수 없는 ‘탈진실(Post-truth)’ 환경이 전쟁터에 구현됐다.

국제사회는 이제 이 새로운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규범을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AI 표적 선정에 대한 인간 통제의 실질적 기준, 알고리즘 의사결정의 투명성 확보 방안, 데이터 품질 검증 체계, AI 생성 허위정보에 대한 국제적 규제 등이 시급한 과제다. 기술의 발전이 법과 윤리의 진화를 압도하는 현재의 비대칭 상태가 지속된다면, AI 전쟁의 다음 사례에서는 더 큰 규모의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

우리는 초인적인 전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는 여전히 불완전한 ‘인간의 판단’뿐이다. 1차 인공지능 전쟁은 기술적 승리의 기록인 동시에, 인류가 스스로 만든 도구 앞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경고문이기도 하다.

투데이신문 2026.04.09.

AI크리에이터학과 김환 교수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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